만년 서브남의 운명이 내 손에 / 밀밭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5
(해당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유의하여 주세요)
“흑발 새끼…….”
왜, 어째서, 항상 로판의 남주인공 자리는 흑발에게 돌아가는가. 그리고 왜, 어째서, 항상 나는 갈색 머리에게 마음을 주고 마는가.
‘동맹 결혼’의 서브남, 바일레온 비어스.
여주인공인 오데트 황녀의 소꿉친구이자 현재 제국의 재상.
언제나 서브 갈발남에게 마음을 주고 마는 독자 1의 소나무 취향에 걸려들었다.
문과 재상이 철혈 흑발 북부 대공을 어찌 이겨!!
밤마다 울부짖던 독자 1은 훅 ‘동맹 결혼’의 재상부 제3보좌관 마리엔 디디에 빙의하는데.
그래! 내 손으로 최애의 사랑을 이뤄주겠어! 바일레온을 ‘동맹 결혼’의 남주인공으로 만들어주겠어!
“머리 염색하실 생각 없으세요? 어떠세요, 흑발?”
“갑자기 왜 내가 검은 머리로 염색해야 한다는 거죠?”
“비어스 경의 오랜 짝사랑을 끝낼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머리 색이 문제라면 염색하면 되지!
박력이 문제라면 연습하면 되고!
이름하여 ‘북부 놈처럼 행동하기 작전’.
하. 지. 만.
“뒤도 안 돌아보고 자리 뜨기, 말은 차갑게 몸은 가깝게……. 이게 다 뭐죠?”
“4황녀 전하께 통할 방식이요.”
“전하께서 정말 이런 행동을 좋아하신다고요?”
“틀림없어요.”
“이건 너무 폭력적인 사람 같은데요.”
반신반의하면서도 디디의 뜻에 따라주는 바일레온. 그렇지만 오데트는 요지부동이고, 바일레온은 쓴웃음을 지으며, 북부 대공 놈은 등장해버리는데.
겉모습은 보송보송 솜사탕 토끼 같지만, 속내는 맹수 못지않은 마리엔 디디의 원작 최애 밀어주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카카페에서만 있을 때 쭉 달린 글이었는데 최근에 이북으로도 런칭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기억을 되새겨볼겸 리뷰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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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나 빙의 후에 서브남과 엮이는게 로판의 법칙이라면 법칙이지만, 아니 표지 좀 보라구여.
저 얼굴과 저 키와 저 덩치를 하고 어떻게 서브남이죠? ㅠㅠ 아니 갈발이면 다 서브남인가요. 저렇게 잘생겨놓고...따흑
(물론 디디가 빙의한 건 아니긴한데...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요. 예측 가능한 내용이긴 하지만요 ㅎㅎ)
따지고보면 저 표지속의 바일레온이 주인공이니까 멋지게 그려져야 하는 건 맞긴 한데요..저 얼굴로 서브라고 하면 진짜 억울하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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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디디가 너무 귀엽고 디디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어서 즐겁게 읽었어요 ㅋㅋㅋ
바일레온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지만 오데트를 보좌하는 것도 덕후처럼 열심히고 안건을 내놓는 방식도요.
디디가 지금 한국에 있었다면 어디 홈마를 하고 있을 것 같고. 같은 팬들 마음 들썩이게 만드는 이벤트 카페나 사진전 할 것 같고. 나는 그 행사 다녀오고 나서 들뜬 마음을 또 혼자 가지고 며칠을 지내겠죠ㅋㅋㅋ
내 아픈 손가락을 위협하는 남자가 작품 내에선 북부대공 카인인데, 카인을 무찌르기 위해(?) 하는 행동도 그냥 너무 귀엽고 ㅋㅋㅋㅋ 마치 울오빠를 위해 자진해서 이것저것 하는 덕후들의 모습 그 잡채 ㅋㅋㅋㅋ 울 오빠 꽃 길만 걸어야 하거등요. 울 오빠 행복해라...ㅠ
이쯤 읽으시면 눈치채시겠지만 디디에게 관심은 커녕 싫은 감정만 있던 카인이 디디한테 서서히 물드는데 이 과정이 쫌 남득이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냥 클리셰를 써먹어야 하니까 들어간 것 같아서.
어찌되었든 이런 저런 일을 다 겪고 디디가 능력을 인정받아 작위를 받게되는데 바일레온이 자기 작위대신 디디 성을 따르는게...흐뭇 ^^ 이 시대의 참 남성이시다.
그리고 (구) 바일레온 보좌관 (현) 디디 보좌관인 휴고가 나오는데 요 캐릭터도 진짜 매력터지고요. 휴고 주식(이라고 하기엔 디디 바일레온이 너무 쌍방이라 여지가 단 1도 없긴 하지만) 잡으신 분도 많았는지 작가님이 if 외전으로 휴고편도 올려주셨더라 ㅋㅋㅋㅋ 휴고도 좋아했던 나는 이야기가 더 길었으면 했고요. 외전 더 주세요. 작가님
이렇게 재미있게 읽고 별점이 왜 좀 짜냐면...
전 서브남주가 변심하는거 너무 싫거든요. 진짜 너어무 싫음 ㅠㅠ
섭납이 수절하며 여주만을 바라보면서 살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랑 엮이는 건 이해할래야 할 수가 없거등요. 하고 싶지 않드아.
섭납이 왜 섭남이게요. 주인공 다음 롤 아닌가요 ㅠㅠ 서브 남주잖아요..서브라고 불릴 정도면 그만큼의 서사가 있는건데 어케..어케.. 그렇게 변하냐. 너의 사랑은 그렇게 쉽겨 변할 정도냐 (아니겠지만)
여주랑 잘 안 되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오픙되려는건 진짜 캐릭터 매력 뚝떨. 이어지는거 아니고 썸탈려고 하는 기운만 보여도 싫고요...??
그냥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건 걍 지 맘 정리하는 것 정도가 한계 ㅋㅋ
물론 이 장면은 작품 본편은 아니고 외전에서 나오는거지만 전 외전이나 연작에서 그러는 것도 싫어요. 흑흑...
사실 왜 카인이 바일레온 동생이랑 엮이는지 잘 모르겠...(근데 여동생 맞나? 넘 싫어서 흐린눈하며 읽음 ㅠㅠㅠㅠㅠ)
서브의 행복은 바라지만 새 사랑을 통한 행복은 아니었으면 좋겠슴다. 그렇슴다...
여튼, 이 글은 디디를 호감으로 느끼느냐 아니느냐에 따라 재미도가 갈릴 것 같으니 찍먹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