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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추락한 곳은 낙원 - 원더드림


추락한 곳은 낙원 / 원더드림 / 플랫폼 시리즈 / ★★
(해당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유의하여 주세요)


“나는 글래스터 공녀예요, 그에 합당한 대접을 하라고요!”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선황제의 사생아 에이든 피츠로이.
그리고 그와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안제 글래스터.

“이제 피츠로이 부인 아닙니까? 게다가 저라고 좋아서 당신과 지내는 건 아닙니다.”

자연에 둘러싸인 농장도, 소박한 시골 마을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지만.
그중 최악은 자신을 식충이 취급하는 에이든이다.

‘두고 봐, 당신을 속이고 이 농장에서 탈출해 줄 테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태도도,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 * *

“지금이 좋단 건, 예전에는 별로였다는 거예요?”
“아……. 아뇨, 예전에도.”

에이든이 당황하여 어물거리다가 목에 가시라도 걸린 양 쥐어짜는 목소리로 문장을 맺었다.

“예전에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경, 귀가 빨개요.”

모두가 글래스터 공녀의 몰락이라고 여겼던 이 결혼은, 과연 정말로 추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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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도파민 빵빵 터지는 글들봐서, 마음 편하게 힐링할 시점이 된 것 같다 하시는 분들께 이 글 읽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건 빵빵 터지고 긴장감이 이어지는 글들을 원하신다면 요 글은 그런 분위기와는 멀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지금 시리즈에서 프리패스 뿌리고 있으니까 궁금하시면 살짝 맛보시는 것도. 전 프리패스 채워지는 거 못기다리겠어서 그냥 열심히 쿠키 꾸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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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곳은 낙원이라는 제목은 소개글에 나온 글래스터 공녀(안제)에게만이 아니라 에이든에게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황제가 총애하는 사생아라는 위치 때문에 억지로 전쟁터에 끌려나가게 되었고 결국, 전쟁이 주는 잔혹함에 PTSD라는 상처를 가진 남주에겐 혼자서 농장을 잘 가꾸고 사는 것만이 바람이었는데 억지로 안제와 결혼하게되면서 그도 다시 한 번 추락이라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둘이 결혼으로 엮인게 안제에겐 절망이었을 테고 에이든에게는 불편함이었겠지만 결국 서로의 존재는 물론 장소마저도 낙원이되어서 너무나 다행이에요 ㅠㅠㅠㅠ 감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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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가 농장일에 서서히 재미를 붙이고 에이든에게 맘을 주는 와중에도 수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그게 당연하다 싶었어요. 에이든이랑 빨랑 이어져서 꽁냥꽁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거와는 별개로요 ㅋㅋㅋ. 그동안 아버지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면서 안제는 자신에게는 글래스터 공녀로 사는 게 전부였을텐데 에이든과의 농장생활이 아무리 즐거워도 그동안의 삶과는 정반대로 사는 게 쉽진 않았겠죠. 오히려 바로 에이든만 바라보고 글래스터 공녀의 생활을 버렸다면 역시 철없는 부자 아가씨였네 ㅇㅇ 라고 생각 했을 것 같아요. 안제의 이런 고뇌(?)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초반의 안제의 언행들의 당위성이 부여되기도 하고요. 뭐, 사실 탈룰라 요소가 등장 했을 때도 금방 수습하는 거 보면 안제를 미운 공녀라고 생각하기도 힘들긴 합니다 ㅠ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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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이 천장에 숨겨 놓은 해바라기가 자라듯, 에이든의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는 걸 표현해 주신 작가님 최고. 해바라기가 내내 숨겨져 있다가 에이든과 안제가 이어지고, 결국 해바라기를 발견하고 안제가 우는 거 보고 저도 최고 감덩...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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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이 안제를 위해 여러가지 음식들을 해주는데요, 안제가 진짜 맛있게 먹거든요. 같이 먹고 싶어지니까 너무 배고플 땐 보시면 안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